푸른 바다의 전설의 동인(動因)이 된 어우야담과 인어이야기

푸른 바다의 전설의 동인(動因)이 된 어우야담 인어이야기


오늘은 ‘푸른 바다의 전설’ 모티브로 사용된 어우야담 인어 이야기의 줄거리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원작이 어떤 책인지 살펴보면 ‘어우야담(於于野譚)’은 임진왜란으로 백성의 고단한 삶이 최고조에 달하던 조선 중기에 유몽인(柳夢寅)이 지은 설화집입니다. 어우야담은 총 5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원래는 10권이었으니 유몽인이 임금에게 배반을 꾀했다는 죄목으로 처형되어 여러 권의 책 중에 몇 권이 산질(散帙)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에도 어우야담의 ‘푸른 바다의 전설’ 부분은 후손들의 노력 덕분에 지금까지 전해지게 됩니다.



어우야담의 5권 책은 인륜, 종교, 학예, 사회, 만물 편으로 나눠 있는데, ‘푸른 바다의 전설’ 모티브인 인어 이야기는 5권 만물 편에 수록되었습니다. 원래 어우야담에 등장하는 인어 이야기는 유몽인이 집필한 줄거리뿐이겠지만 저자가 죽고 난 뒤, 기본적인 내용은 같지만 부분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이본(異本)이 30개나 생겨납니다. 그래서 ‘푸른 바다의 전설’에 사용된 어우야담도 본디 내용과 좀 다르게 전해진 것일 수 있습니다.



어우야담 줄거리로 보는 푸른 바다의 전설


푸른 바다의 전설에 쓰인 어우야담 인어 이야기는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한글로 풀어보면 약 두 페이지 정도가 되는데 그 안에 신비롭고 환상적인 생명체에 대한 표현이 섬세하게 담겨 있습니다.



[김담령이 흡곡현의 고을 원(員)이 되어 일찍이 봄놀이를 하다가 바닷가 어부의 집에서 묵은 적이 있었다. 어부에게 무슨 고기를 잡았느냐고 물었더니, 어부가 대답했다.] 어우야담 원문에 김담령은 이민호를 말합니다. 이민호가 인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강원도 최북단 지역인 흡곡의 사또로 부임하게 되고 그곳에서 꽃놀이를 나갔다가 밤이 어두워져 인근 어부의 집에 묵게 됩니다. 푸른 바다의 전설에는 과거의 타임슬립 부분으로 설정될 듯합니다.



[“제가 고기잡이를 나가서 인어 6마리를 잡았는데 그중 둘은 창에 찔려 죽었고, 나머지 넷은 아직 살아 있습니다.”] 어우야담에서 어부가 잡은 고기는 식용이 아닌 인어였습니다. 어우여담에는 어린 인어 여섯 마리를 잡았다고 쓰여 있는데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는 줄거리 상 거센 물살에 육지로 쓸려온 인어(전지현)가 어부에게 발견되는 이야기로 꾸밀듯합니다.



[나가서 살펴보니 모두 네 살 난 아이만 했고 얼굴이 아름답고 고왔으며 콧대가 우뚝 솟아 있었다. 귓바퀴가 뚜렷했으며 수염은 누렇고 검은 머리털이 이마를 덮었다. 흑백의 눈은 빛났으나 눈동자가 노랬다. 몸뚱이에 어떤 부분은 옅은 적색이고 어떤 부분은 온통 백색이었으며 등에 희미하게 검은 무늬가 있었다. 남녀의 음경과 음호(陰戶) 또한 사람과 똑같았으며 손가락과 발가락이 있고 그 가운데에는 주름무니가 있었다.] 푸른 바다의 전설 본편에서 인어의 모습을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으나 유몽인은 어우야담에서 인어의 모습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는데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인어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아름다운 얼굴에 해양 생물로서의 특징도 가지고 있네요. 그런데 특이한 점은 인어의 생식기에 대한 표현이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인간과 인어의 사랑을 보다 현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한 장치인 듯합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인어의 모습을 어우야담 보다 몽환적으로 그려내 신비로운 사랑을 표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무릎에 껴안고 앉히자 모두 사람과 다름이 없었으며 사람을 대하여서도 별다른 소리를 내지 않고 하얀 눈물만 비 오듯 흘렸다.] 인어를 껴안아 무릎에 앉혔다는 것으로 보아 어린 인어도 인간의 아이만한 정도였나 봅니다. 어우야담에는 간단한 표현으로 여러 가지를 담아 낸 문장이 많이 보이는데 이 부분도 그렇습니다. 눈물을 흘렸다는 표현으로 인어는 감정을 가지고 있어 단지 바다에 사는 미물과는 다르게 인간과 정서적 교류가 가능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인어와 대화가 가능하게 설정할지 표정과 눈빛만으로 인간과 교감을 나눌지 지켜볼만한 대목입니다.



[김담령이 가련하게 여겨 어부에게 놓아주라고 하자 어부가 매우 애석해 하며 말했다. “인어는 그 기름을 취하면 매우 좋아 오래되어도 상하지 않습니다. 오래되면 부패해 냄새를 풍기는 고래 기름과는 비할 바가 아니지요”] 연민을 느껴 놓아주자는 말을 하는 것으로 보니 김담령(이민호)이 인어(전지현)에게 애틋한 감정을 느끼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푸른 바다의 전설 티저를 보면 현재의 이민호가 바닷가 바위에 앉아 인어가 떠나간 곳을 바라보는 듯한 장면이 있습니다. 물론 어우야담의 인어 이야기보다 훨씬 극적인 설정이지만 원작과 큰 이질감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어부의 말로 보아 인간은 인어의 물질적 가치를 알고 있고 그래서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성동일이 인어를 팔아먹으려 하는 이야기가 포함되었을 것입니다.



[김담령이 빼앗아 바다로 돌려보내니 마치 거북이처럼 헤엄쳐 갔다. 김담령이 무척 기이하게 여기자 어부가 말했다.] 이민호가 전지현을 위해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것으로 쓰일 듯한 내용인데 어우야담 인어 이야기의 중요한 부분에 해당합니다. 푸른 바다의 전설 보도 자료 스틸컷에 이민호가 전지현을 데리고 도망치듯 달리는 장면이 있는데 아마도 비슷한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인어 중 커다란 것은 크기가 사람만 한데 이것들은 작은 새끼일 뿐이지요.”] 이 사진은 푸른 바다의 전설 티저에 공개된 장면으로 인간에게 잡혀 연못에 갇힌 인어(전지현)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인어 중에 성인의 모습인 것도 있다고 어우야담에서 이야기하는 이유는 인간과 인어의 사랑에 대한 타당성을 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는 조금 코믹한 내용으로 사랑을 만들어 가겠지만 어우야담 원작에서는 이런 설정으로 그러집니다.




[일찍이 들으니 간성에 무식한 어부가 인어 한 마리를 잡았는데 피부가 눈처럼 희어 여인 같았다. 희롱하며 음란한 짓을 하자 인어가 다정히 웃기를 마치 정이라도 있는 듯 했다.] 이 부분은 어우야담의 설화라는 문학적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양반들의 문학과는 다르게 인간지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다만 대상을 인어라는 상상의 생명체에 빗대 정서적 충격과 비난을 살짝 피해간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푸른 바다의 전설에 이런 이야기가 등장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드디어 바다에 놓아주니 갔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세 차례나 반복한 후에 떠나갔다고 한다. 내가 일찍이 고서를 보니 “인어는 암수의 모습이 마치 사람과 같아 바닷가 사람들이 암컷을 잡으면 못에 가두어 기르며 더불어 교합(交合)하는데 마치 사람과 같다.”라고 하여 웃은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이를 다시 보게 될 줄 어찌 알았으랴!] 어우야담 결말 부분에 인간과 인어의 사랑을 아주 구체적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표현상에 다소 무리가 있지만 인간의 사랑에 대해 인어도 분명 의지가 있었음을 알려줍니다. 오늘은 전지현과 이민호가 출연하는 ‘푸른 바다의 전설’의 모티브로 사용된 의 줄거리를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푸른 바다의 전설 어우야담 인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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