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백의 신부, 원작 만화
- 첫 번째 이야기/국내 드라마
- 2017. 6. 20. 16:43
▎하백의 신부, 원작 만화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하백의 신부’가 다음달 3일부터 tvN을 통해 방송됩니다. 신세경, 남주혁, 임주환, 공명, 크리스탈 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하백의 신부 2017’은 원작만화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오는 각색 드라마라기보다는 원작 캐릭터들의 설정을 빌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스핀오프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고전적인 배경을 현대 서울로 옮겨 색다른 관계와 내용을 덧대 원작 만화와는 다른 느낌으로 극을 이끌어 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하백의 신부’의 원작 만화를 쓴 작가와 줄거리, ‘하백의 신부’에 포함된 동양철학 그리고 드라마로 만들어진 과정에 대한 이모저모를 알아보겠습니다.
▎하백의 신부, 원작 만화 작가 윤미경
원작 만화 ‘하백의 신부’는 작가 윤미경의 작품입니다. 2006년 2월을 시작으로 2014년 9월까지 약 9년 동안 연재된 ‘하백의 신부’는 설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 짜임새 있는 이야기 얼개, 미려한 스케치로 출간과 동시에 엄청난 팬을 확보한 작품입니다. 그리고 매 권이 발표될 때 마다 수많은 리뷰와 포스팅이 쏟아져 나올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1980년생인 윤미경 작가는 2003년 ‘나의 지구 방문기’로 만화공모전에 입상하면서 만화가로 등단합니다. 목원대학교에서 만화예술을 전공하며 탄탄한 준비를 해온 그녀는 그동안 3권으로 완결된 ‘레일로드’와 단편 ‘하프(Half)’, ‘잭의 집’ 등의 작품을 냈습니다. 이 후,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과 방대한 스토리로 무장한 ‘하백의 신부’는 윤미경 작가를 만화산업에 새로운 루키로 떠오게 합니다.
▎하백의 신부, 원작 만화로 보는 줄거리
‘하백의 신부’는 총 24권에 9년 동안 연재된 만화입니다. 그래서 단 몇 줄로 전체 줄거리를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원작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도 너무 많고 그들이 가진 사연과 배경도 만만찮은 내용입니다. 또 기본적으로 동양철학에 바탕을 둔 무속신앙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오고, 등장인물들의 얽히고설킨 관계 또한 일일드라마 못지않습니다. 간단한 수준에서 주인공인 ‘무이’와 ‘소이’에 관련된 이야기로 줄거리를 요약해 보겠습니다.
‘하백의 신부’의 타이틀 롤인 ‘하백’과 그의 신부 ‘소이’. 하백은 물을 관장하는 신(水神)입니다. 오랜 한건(旱乾)으로 마을 사람들이 지쳐가고 있을 때 순결한 처녀를 신부로 바치면 가뭄을 끝나게 해주겠다는 하백의 말에 ‘소이’는 하백의 신부로 팔려갑니다. 물의 나라(水國)에 도착한 소이는 소문으로 듣고 상상했던 모습과 전혀 다른 하백을 만나고 놀랍니다. 어린 남자 아이의 모습인 하백.
사실 하백은 낮에는 어린 아이의 모습이지만 밤이 되면 건장한 성인 남자가 됩니다. 밤에 우연히 성인이 된 하백을 만난 소이. 하백은 정체를 숨기고 하백의 사촌 형 ‘무이’라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하백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소이는 그를 보며 자꾸 설레게 됩니다. 그러다 주변인(태을진인)으로부터 그 청년이 실은 하백이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이런 일을 계기로 ‘하백의 신부’의 두 남녀는 서로를 바라보게 됩니다.
여러 일을 겪게 되면서 결국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주변의 반대와 질투를 극복하고 사랑하게 됩니다. 두 사람은 딸 유화 훤화 위화를 낳습니다. 그러면서 혼자만 늙어가는 인간 소이는 영생의 무이에게 짐이 될까 하여 그를 떠나기로 마음먹고, 그런 소이를 지키려 무이는 상황을 이겨내고, 그 와중에 끼어 든 무이의 첫 번째 부인, 물과 불의 상극으로 인해 운명적 갈등을 겪는 여러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하백의 신부’ 24권에 아주 복잡하게 그려집니다.
▎하백의 신부, 원작 만화의 동양 철학
‘하백의 신부’는 중국 설화를 모티브로 쓰였기 때문에 동양의 전통적인 철학이 작품 곳곳에 담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음양오행(陰陽五行)의 기본적인 원리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오행(五行)을 이루는 수(水), 화(火), 목(木), 금(金), 토(土) 중에 ‘하백의 신부’에는 주로 수(水)의 기운과 화(火)의 기운을 지닌 신(神)들이 나옵니다. 물과 불이라는 상극으로 서로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는데, 예를 들어 ‘하백의 신부’의 캐릭터 중 물을 다스리는 ‘헌원’이라는 신과 불을 다스리는 ‘염제’는 형제지간이지만 상극으로 서로 죽여야만 하는 운명입니다. 그리고 불을 다스리는 ‘염제’는 물을 신(神)인 ‘무이’와도 상극이 됩니다.
물과 불은 서로에게 치명적인 상극이기는 하지만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백의 신부’에서 물의 신(神)과 불의 신(神)도 이해, 배려 등으로 상극이 아닌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일예로 불의 신 ‘염제’와 ‘동왕공’은 친우(親友)입니다. 그런데 ‘동왕공’은 물의 신 ‘무이’의 아버지입니다. 그래서 ‘염제’는 불의 힘을 가진 자는 ‘무이’를 해할 수 없다는 신언(神言)을 남기게 됩니다. 이로써 무이는 불의 위협을 피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백의 신부’ 원작 만화에는 동양적인 철학과 사고관이 상당 부분 배어 있습니다.
▎하백의 신부, 원작 만화 드라마로 태어나다
‘하백의 신부’는 2006년 만화로 출간된 후 그 인기에 힘입어 2008년 드라마 판권 계약이 성사됩니다. 하지만 언 10년간 여러 이유에서 드라마 판권은 서랍에서 잠자는 종이로 남게 됩니다. 그러다 2017년 상반기부터(2017년 3월 22일) 촬영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당초 알려진 것에 비춰보면 좀 더 일찍 프로덕션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 보였는데, 신(神)과 인간과의 사랑을 이야기했던 초특급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 도깨비’의 설정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 수정을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많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도깨비를 통해 산뜻하게 포장된 여러 신들과 삼신할머니, 저승사자 등 토속신앙에 대한 내용을 시청자들이 이미 보았으니 ‘하백의 신부’ 제작진에게는 부담이 되었을 수 있습니다. 내부적인 사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극본을 담당하는 정윤정 작가의 필력과 김병수 PD의 연출력이라면 이런 여러 소문과 난관을 극복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 어 내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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